2020-02-27 (목) 한국일보 남상욱 기자
▶ 고용ㆍ외주 계약 등 모든 문서 보관 중요
▶ 소송 땐 소급 적용돼 금전부담 클 수도
“이럴 경우 AB5애 의해 정직원으로 전환해야 합니까?”
LA 한인상공회의소(회장 박성수·이하 상의)가 26일 상의 사무처 회의실에서
열린‘AB5 세미나’에 참여한 20여명의 상의 이사와 업계 관계자들은
진지한 태도로 ‘AB5’ 법안 내용을 경청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1월부터 적용된 독립계약자 조건을 강화한 ‘AB5’ 법안은 캘리포니아 경제뿐 아니라 한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세미나 강사로 나선 상의 이사로 재직
중인 ‘피셔 필립스’ 소속 박수영 변호사는 “AB5가 시행 초기라서 한인 업주와 직원 사이에 혼선과 오해들이
많이 있다”며 “아직 AB5를 근거로 직원 분류를 잘못해 제기된 소송은 없지만 지금부터 준비해 두지 않으면
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AB5에서 정직원과 독립계약자를 구분하는 데는 ABC 테스트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ABC 테스트는 (A)업무 수행과 관련해서 업주의 직접적인 지휘나 통제 아래 있지 않을 것 (B)통상적인 업주의 회사 업무에서 벗어난 업무를 수행할 것 (C)독립계약자가 고용관계와 동일한 영역에서 독립된 사업을 수행한다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세 요건들을 모두 갖추지 못할 경우 독립계약자가 아닌 정직원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독립계약자로 분류하는 것을 더 엄격하고 까다롭게 만든 게 AB5 법안의 취지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ABC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B) 항목으로 업주의 주 업종과 무관한 일을 해야 독립계약자로 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매업소에서 플러머를 고용해 하수구를 고쳤다면 이때 플러머는 소매업소의 고유 업종의 판매와 무관한 일을 하기 때문에 독립계약자로 분류된다.
AB5에도 불구하고 정직원과 독립계약자의 구분을 잘못했을 경우 업주가 감당해야 할 피해는 금전적으로 산정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AB5를 위반하면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정직원으로
분류되어 받아야 할 임금, 오버타임, 점심 및 휴식 시간을 포함한 노동법
위반과 실업보험 관련 법안 위반으로 금전 보상을 해야 한다. 여기에 7월1일부터 종업원상해보험 미적용에 따른 금전적 손실이 추가될 예정이다.
AB5는 소급
적용이 되기 때문에 위반했을 경우 업주의 비용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
AB5 시행으로 업주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 외주업체의 활용이다. 반드시 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해야 하고 단가 협상의 증거물을 확보해 두는 게 필요하다. 계약서는 문서로 남겨두어야 한다.
AB5에 적용을 받지 않는 업종들도 있다. 의사, 치과의사, 척추신경의, 변호사, 엔지니어, 회계사, 건축가, 인사관리자, 부동산 에이전트, 보험 에이전트, 여행 에이전트, 그래픽 디자이너, 마케터, 미술가, 투자 자문가, 중개인과 딜러 등이다.
하지만 AB5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보렐로 테스트’에 의해 정직원과 독립계약자를 구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박 변호사는 강조했다.
보렐로 테스트의 핵심은 피고용인에 대한 업주의 통제권에 있다.
박 변호사는 “아무리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라도 고용 계약서를 포함한 모든 계약서는 문서로 기록해 보관하는 게 중요하다”며 “AB5는 주먹구구식이 아니 좀 더 체계적으로 직원을 관리하는 것이 법의 목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