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9 (월) [한국일보] 남상욱 기자
▶ 감기·고열 등 의구심 땐 귀가 조치해도 돼, 차별성 질문 금물… 안전한 환경 마련 중요
▶ 자가격리 경우 정상적 임금 제공이 바람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한인 업주들은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픈 직원의 휴가 권고나 근무 배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인 변호사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한인 업주들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업주들의 질문 내용은 직원의 건강 점검과 병가 등 업무 배제 방식, 자가 격리
시 임금 제공 여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미국 내 주류 업체들도 한인 업주들처럼 코로나19 관련된 직원에 대한 대우로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최근 해외 출장을 제한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코로나19가 만연한 국가에서 복귀한 직원에게 2주 동안 출근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인 변호사들에 따르면 한인 업주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직원들의 건강 여부를 묻을 때 차별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장애복지법(ADA)을 포함한 연방법은 업주가 직원에게 물어볼 수 있는 건강 정보에 대해 많은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게 한인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냐?”라는 질문은 할 수 없지만 “감기 증상이
있냐?”는 질문은 할 수 있다.
이 때 직원이 감기증상이 있거나 고열이
있으면 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고용주는 만일 근무 중인 직원에게 잠재적인 코로나19 증상이 발생하면 장애차별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이 계속 근무하겠다고 해도 귀가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업주 역시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도 있다는 게 한인 변호사들의 말이다.
가주 직업보건안전관리국(Cal/OSHA)의 규정을 적용하면 업주는 코로나19가 없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손 세정제
등을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하고, 공동 작업 공간이 감염되지 않도록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침 등 건강상 이유로 귀가 조치를 권고할 때 임금 제공 여부다.
가주는 24시간(3일) 유급 병가 제도가 있어 이를 사용하라고 권고하는
업주들이 많다.
하지만 한인 변호사들에 따르면 기침하는
직원에서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자가 격리를 시켜도 남은 유급 병가나 휴가를 사용하라고
권하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임금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더욱이 오버타임이 면제되는 매니저급
직원의 경우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업무에서 배제되어 근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해진 급여에서 차감해
지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해원 노동법 변호사는 “감염 가능
직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다른 직원들의 감염 방지를 막아야 하는 의무가 업주에게 둘 다 있다”며 “자가 격리시 임금 지급에 대해 현재 가주정부의
방침이 정해진 바가 없지만 정상적인 임금 제공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